플리트비체에서 1박을 하고 스플리트로 향하는 길, 고속도로를 타고 약 2시간에서 2시간 반 정도 지나면 정면과 오른편으로 아드리아해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쯤에서 자다르(Zadar)를 진입할 수 있다. 


사실 자다르는 이번 여정에 빠져 있었다. 대표적인 관광 추천지가 바다 오르간인데, 바다 오르간의 소리를 듣기 위해 몇시간을 이곳에 머무른다는게 썩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정표가 어찌나 유혹을 하던지... 언제 내가 또 바다 오르간 소리를 들어보겠어..라는 생각으로 들르게 되었다.


바다 오르간 (주소 : Istarska obala, Zadar 23000) 근처에 적당히 주차를 해놓고 곧장 오르간 소리를 들으러 갔다. 그냥 멀리서 보면 선착장에 태양열 집열판 비슷한 게 펼쳐저 있는게 전부다. 하지만 명실상부 자다르의 대표 관광지인지라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었다.







사실 이 태양열 집열판(Pozdrav Suncu)은 낮에 태양을 머금고 있다가 밤이 되면 푸르른 불빛을 내며 그 아름다움을 뿜어내는데, 도착한 시간이 정오였던지라, 그리고 잠깐 들렀다 가려던 곳이라 밤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진가는 꼭 해질녘부터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이 동네 사는 애들인지 남녀 단체로 줄지어 앉아 놀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요 표시가 바로 여기가 바다 오르간(MORSKE ORGULJE) 이라고 알려주는 것이다. 바로 이 대리석 바닥 아래로 35개의 파이프가 설치되어 파도가 파이프 안의 공기를 밀어내면서 환상의 소리를 만들어낸다. 오묘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바다의 연주곡. 아드리아해의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바람 사이로 퍼지는 오르간의 소리를 대체,,, 어떻게 사진으로 표현을 한다는 말인가.. 







아래 보이는 저 구멍에 귀를 갖다 대면 그 소리는 더욱 웅장하게 다가온다. 비록 흉한 자세가 되어 여러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하지만,,, 차라리 바닥에 그냥 눕는게 나았으려나...















이곳에도 올드타운을 중심으로 관광지들이 밀집해 있는데, 바다 오르간을 따라 조금만 걷다보면 쉽게 도착할 수 있다. 완벽한 요새의 형태인 올드타운은 16세기경 오스만투르크 족들의 침략을 방어하기 위해 주위가 성벽으로 둘러쌓여 있다. 


약간은 미끄러운 듯한 돌로 된 바닥에 오래된 느낌을 더욱 부각시키는 듯한 베이지색 벽돌. 이 모든 것들이 이곳을 더욱 운치있게 만든다.












이곳은 올드 타운의 중심인 나로드니 광장 (Trg. Narodni) 이다. 계획을 세우고 자다르에 온 것이 아니라 대체 여기가 어딘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지만, 이곳이 중심인 듯한 느낌은 충분히 받을 수 있었다.







아래 시로카 거리(Siroka ul) 는 올드타운의 가장 중심이 되는 길인듯 했다. 이곳을 따라 대부분의 좁은 골목들이 이어져 있고 또 이곳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었다.







시로카 거리(Siroka ul) 를 따라 걷다보면 마주하게 되는 포룸 (Forum) 그리고 그 앞에 있는 성 도나타 교회(Crkva Sv. Donata). 포룸은 로마시대의 시민 광장인데, 2차 대전때 훼손이 되어 지금은 그 잔해만 남아있다. 






그리고 자다르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인 성 도나타 교회(Crkva Sv. Donata). 입장료가 있어서 들어가보지는 않았지만, 성당의 겉만 보더라도 그 역사를 가늠할 수 있었다.







그리고 포룸을 가운데 두고 마주보고 있는 성 매리 교회. 1066년에 세워진 교회라고 한다.







그냥 지나쳤으면 정말 후회할 뻔한 자다르 여행. 석양이 질 무렵이 아니라 너무 아쉬웠지만, 바다 오르간의 오묘한 연주 소리와 고대 로마를 간직하고 있는 올드타운은 정말 매력적인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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